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당신의 커피를 로스팅 합니다FIRST PENGUIN COFFEE COMPANY

글

라벨이 원두생활인 게시물 표시

새 원두를 샀는데, 아무도 이전 봉투를 비우지 않았다|커피 때문에 생긴 일 4

커피 때문에 생긴 일 · 04 · 이야기와 만화 새 원두를 샀는데, 아무도 이전 봉투를 비우지 않았다 식탁에 열린 봉투가 네 개. 다들 남의 취향을 존중하고 있었다고 했다. 토요일 아침, 식탁에 열린 원두 봉투가 네 개나 놓였다. 하나는 바닥에 조금, 하나는 한두 잔쯤, 다른 하나는 절반쯤 남아 있었다. 마지막은 어제 도착한 새 원두였다. 새 원두도 이미 열려 있었다. 펭귄은 누가 이렇게 많이 열었느냐고 물었다. 하양이와 선배는 서로를 봤다. 세 사람 모두 적어도 한 봉지는 직접 열었고, 모두가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토요일 아침, 식탁 위 펭귄 열린 원두가 왜 네 개나 있어? 하양이 다들 하나씩만 열었다고 생각했나 봐. 선배 이건 한 잔도 안 남았는데 왜 그대로야? 펭귄 하양이가 아끼는 건 줄 알았지. 하양이 난 선배 취향인 줄 알았는데. 가장 오래된 봉투에는 이상하게 주인이 없었다. 하양이가 따로 마시려는 줄 알아서 남겼다는 펭귄의 설명에, 하양이는 선배가 아껴두는 줄 알았다고 했다. 선배는 그 둘이 아직 마시는 줄 알았다고 했다.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느라 남았다는 말은 듣기에 좋았다. 다만 그 봉투는 사흘 전에도 같은 자리에 있었다. 그날도 한 잔쯤 남았고, 그날도 누군가의 배려를 받고 있었다. 새 원두를 열 때의 이유는 늘 분명했다. 막 도착했으니 향이 궁금했고, 전에 마신 것과 비교하고 싶었고, 오늘은 이쪽이 당겼다. 반면 남은 원두를 마지막으로 마실 사람을 정하는 일은 다음으로 미루기 쉬웠다. 하양이 그럼 오래된 것부터… 근데 새것 향만 잠깐. 선배 향만 본다면서 컵은 왜 꺼내? 펭귄 보관통도 있었네. 안에는 필터랑 클립이 있고. 하양이 정리하려고 산 물건도 다른 일을 하고 있었구나. 향만 보겠다고 새 봉투를 집은 하양이 앞에 펭귄이 컵을 놓았다. 선배는 둘을 보다가 웃었다. 한 잔을 만들 준비는 벌써 끝나 있었다. 조금 전의 정리 회의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세 사람은 클립을 가져오고, 찬장에서 보관통을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