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때문에 생긴 일 · 06 · 이야기와 만화
손님용 커피를 가장 자주 마시는 사람
손님에게 내려고 고른 커피였다. 정작 가장 자주 마주 앉은 사람들은 이미 여기 있었다.
방문 미팅이 잡히면 세 사람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탕비실을 정리했다. 펭귄은 손님에게 낼 커피를 골랐고, 하양이는 서로 다른 컵 중에서 모양이 같은 것을 찾아냈다. 선배는 회의실 대신 작은 접객 공간을 쓰면 이야기가 더 편하게 풀릴 것 같다고 했다.
정작 평일의 커피는 그렇게 마시지 못했다. 펭귄은 컴퓨터 앞에서, 하양이는 일을 하러 나가기 전에, 선배는 전화를 기다리며 한 모금씩 마셨다. 같은 봉투의 커피라도 손님용이라고 정하는 순간 컵과 자리가 갑자기 정돈됐다.
누군가를 맞이하려고 공을 들이는 일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세 사람은 자기들끼리 커피를 마실 때는 그만한 자리를 좀처럼 만들지 않았다. 함께 일하니 함께 쉬기도 한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방문 미팅이 있는 날
펭귄오늘 손님 오시니까, 이 커피로 내자.
하양이컵도 다 맞춰놨어.

준비가 끝나자 메시지가 왔다
선배방문 대신 온라인 미팅으로 바뀌었대.
펭귄그럼 이 커피는?
하양이식기 전에 우리가 먼저 손님이 되면 되지.
컵을 맞춰놓자 방문 대신 온라인으로 만나자는 메시지가 왔다. 회의 자체는 취소되지 않았다. 화면 앞에 앉으면 될 일이었고, 준비해둔 커피만 갈 곳을 잃었다.
하양이가 식기 전에 먼저 손님이 되자고 했다. 처음에는 준비한 것이 아까워서 한 말이었다. 그런데 각자의 컵을 들고 접객실에 앉자 평소 탕비실에서 나누던 것과 조금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똑같은 커피를 놓고도 누군가는 우유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고, 누군가는 이대로가 편하다고 했다. 원두를 얼마나 주문해야 하는지 이야기하다가, 아침마다 몇 사람이 실제로 마시는지도 다시 세어보게 됐다.
손님에게 좋을 것 같은 커피와 우리가 매일 마시고 싶은 커피가 꼭 갈릴 필요는 없었다. 다만 손님을 떠올리며 고른 이유는 자세한데, 정작 자주 마시는 사람들의 생각은 잘 듣지 않았다는 사실이 보였다.

선배우리 셋이 이렇게 앉은 게 더 오랜만이네.
펭귄맨날 커피만 들고 각자 자리로 갔으니까.
하양이손님 올 때만 잘 마실 이유는 없네.

다음 원두 주문 메모
펭귄다음엔 손님용 말고, 우리가 매일 마실 걸로 고르자.
하양이매일 오는 손님 세 명.
선배출근도 꼬박꼬박 하시네.
펭귄은 다음 주문 메모에서 손님용이라는 말을 지웠다. 대신 매일 마시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마시는지, 평소 컵에서 무엇이 편한지 적었다. 손님을 덜 신경 쓰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가장 자주 마시는 사람들도 주문을 고르는 기준 안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직원들이 쓰는 원두를 고를 때는 유명한 이름만큼 반복해서 마시기 편한 맛과 실제 사용량이 중요했다. 아메리카노로 마실지, 우유를 더할지, 같은 장비에서 어떤 음료를 낼지도 선택을 구체적으로 만드는 질문이었다.
하양이는 매일 오는 손님이 세 명이나 있다고 했다. 선배는 출근도 꼬박꼬박 하는 손님들이라고 받아쳤다. 세 사람은 빈 컵을 챙겨 일어났지만, 다음에는 방문 약속이 없는 날에도 잠깐 같이 앉기로 했다.
잘 대접하고 싶은 사람이 들어올 때만 꺼내는 커피가 있었다. 그날 이후에는 여기 매일 들어오는 사람들도 그 커피를 마시게 됐다.
커피를 사고 마시고 나누는 일상에서 출발한 창작 만화입니다. 실제 회사·고객의 사례와 발언을 재현하지 않았습니다. 그림 속 무지 봉투는 실제 제품 패키지가 아니며, 승인된 캐릭터를 바탕으로 AI로 제작한 장면입니다.
우리 사무실에서 매일 마실 커피를 고르고 있다면, 퍼스트펭귄 블랙·화이트의 공식 제품 소개에서 두 원두의 배합과 향미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퍼스트펭귄커피컴퍼니 · 당신의 커피를 로스팅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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